기사상세페이지

강동구의회 이희동 의원, "왜 하필 지금 이승만인가" 5분자유발언

기사입력 2024.03.07 00:42

SNS 공유하기

fa tw gp
  • ba
  • ka ks url


    4. 0305_제30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_이희동 의원.jpg

     

    존경하는 강동구민 여러분!

    조동탁 의장님과 김남현 부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수희 구청장님과 관계 공무원 여러분!

    또 지역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고덕1동과 암사동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희동 의원입니다.

     

    본 의원은 존경하는 권혁주 의원님에 이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또다른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다들 <건국전쟁>이라는 영화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적을 기리는 영화인데요, 지금까지 다큐멘터리로 100만 관객을 넘겨 하나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이 영화는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에서 열심히 홍보함으로써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영화를 추천하며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했고, KBS나 조선일보 등은 시리즈로 기사를 내면서 이 기회에 이승만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나서서 이승만 띄우기에 한 술 보태고 있습니다. 서울시 소유로 되어 있는 광화문 옆 송현공원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입니다. 물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먼저고, 이승만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 모금이 되어야 한다고는 했지만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문제는 그 송현공원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입니다. 그곳은 4.19 혁명 당시 이승만 정부에 항의하던 시민들이 피를 흘리고 쓰러진 곳으로서, 경찰이 첫 발포한 청와대 분수광장까지도 얼마 되지 않는 거리입니다. , 이승만 독재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피를 흘린 현장에 이승만기념관을 세우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게 정상일까요? 70년이 지나 5.18광주항쟁이 벌어진 전남도청 앞에 비록 과도 있지만 공도 있다며 전두환 기념관을 세운다면 사람들이 그대로 받아들일까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 대한민국 헌법부터가 4.19 민주이념을 거론하며 이승만 정부를 불의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보수세력이 가장 존경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자신의 저서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가리켜 다음과 같이 평가했습니다.

     

    이승만 노인은 눈이 어두운 독재자다. 대한민국이 수립되어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헌법이 규정되었지만, 그것은 한갓 문서상의 추상적 규정이었을 뿐이었다. 정부가 그것의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러한 자유권을 스스로 짓밟기가 일쑤였다.”

     

    심지어 박정희 대통령마저도 독재자라고 규정한 이승만,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는 다시 이승만을 우상화하려는 걸까요? 그의 수많은 민간인 학살과, 자유당의 부정부패, 한국전쟁 당시 국민을 버리고 도망가버린 만행을 잊은 걸까요? 집단적인 기억상실에 걸린 걸까요?

     

    그것은 결국 정부여당이 지금의 난국을 타개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사과 한 알이 무려 만 원이나 하는, 이 먹고살기 어려운 시국을 해결할 능력이 없다 보니 사람들을 이념으로 현혹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건국전쟁>의 감독이 좌파영화 <파묘> 때문에 흥행이 안된다고 핑계대듯, 이 모든 난제를 남의 탓으로 돌리려다 보니 가장 만만한 것이 좌파이고, 그러다 보니 친일로 얼룩지고 피로 물들어진 이승만 독재 정부도 반공이면 미화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어리석은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당대에 평가가 끝난 독재자를 70년이나 지나 다시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가 퇴행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행히 오세훈 시장의 발표로 작년 한해 추진되었던 강동구의 이승만기념관 설립 움직임은 동력을 잃었습니다. 본의원은 기사를 통해 강동구와 이승만의 관계를 지적한 바 있는데요, 고덕동은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를 즐겨한 곳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승만이 방귀를 뀌자 당시 내무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아부를 떤 곳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곳에 이승만기념관을 짓겠다고 주장했으니 아이러니일 수밖에요.

     

    같은 맥락으로 본 의원은 현재 집행부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는 스카이워크에 대해서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구청장은 어디 갈 때마다 그곳이 맹그로브 숲과 비슷하다며 홍보하고 있지만, 열대와 아열대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맹그로브가 그곳에 있을 리는 만무하고, 구리암사대교 옆 한강변은 이미 거대한 정수 시설이 자리하여 볼품이 없다 보니, 고덕산 밑으로 펼쳐진 풍경을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하던 곳으로 홍보하는 것은 아닐까. 부디 그럴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4.19 혁명을 노래한 김수영 시인의 시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푸른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노고지리가 자유(自由)로왔다고

    부러워하던

    어느 시인(詩人)의 말은 수정(修正)되어야 한다

     

    자유(自由)를 위해서

    비상(飛翔)하여 본 일이 있는

    사람이면 알지

    노고지리가 무엇을 보고

    노래하는가를

    어째서 자유(自由)에는

    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

    혁명(革命)은 왜 고독한 것인가를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backward top home